1만 권의 성경과 10만 권의 좋은 소식, 기니비사우로 향하다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 제 아내가 이 자리에 나와 “1권의 성경을 보내는 것은 1명의 선교사를 보내는 일과 같다”고 말씀드리며 함께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그 간절했던 기도가 마침내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오늘(12월 5일), 기니비사우 언어로 된 성경 1만 권과 만화 전도지 ‘좋은소식’ 10만 권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인천항에서 기니비사우를 향해 마침내 출항하였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컨테이너에 짐을 가득 채우던 날이 떠오릅니다. 만화 전도지를 그린 김종두 작가(이사)님, ‘땅글’의 원정하 선교사님, 그리고 기니비사우에서 10여 년간 헌신해 오신 곽미정 선교사님까지 모두 모여 성경책과 전도지 박스 위에 손을 얹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기도의 결실이 바다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1. 눈물 흘리던 모하메드, 그리고 바이블 프로젝트의 시작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신 말씀을 붙잡고, 2019년 무작정 아프리카의 작고 외딴 나라 기니비사우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주민 100%가 무슬림인 한 마을을 찾았고, 현지 선교사님의 인도로 외롭게 주님을 따르고 있던 소년 ‘모하메드’를 만났습니다.
모하메드는 마을 사람들의 박해보다, “말씀을 함께 나눌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외로움이 가장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제 마음이 너무 아파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모하메드, 내가 너의 친구가 될게. 내가 너의 형제이자 가족이 되어줄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매년 여름마다 50일에서 100일 동안 기니비사우에 머물며 모하메드와 함께 무슬림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2022년에는 오랜 고민 끝에 ‘세코’가 주님을 영접했고, 저와 함께 성경을 읽던 ‘몰라’라는 아이가 예수님을 깨닫고 크리스천이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성경을 선물하고 싶어 시작된 일이 바로 ‘바이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계획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미 모두 준비하시고 반드시 이루실 일치였습니다. 작년에 성경이 완성되어 40명의 한국인 팀원들이 직접 기니비사우로 건너가 전달했고, 올해는 더 많은 성경을 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한 해를 보냈습니다.
2. 아프리카 아이들을 모델로 그린 ‘흑인 예수님’의 만화 전도지
성경을 보내며 저희에게는 또 다른 꿈이 생겼습니다. 평생 자신의 언어로 된 책을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가장 쉽고 친근하게 전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 속에서 사단법인 올피플의 만화 전도지 ‘좋은소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찾던 완벽한 책이었습니다. 기니비사우의 모하메드와 세코가 직접 번역을 맡았고, 현지 선교사님과 목사님들의 철저한 검수를 거쳐 ‘기니비사우 크레올어판 좋은소식’이 제작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오랜 어릴 적 꿈도 이뤄졌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닮은 흑인으로 표현된 ‘좋은소식’ 전도지를 직접 그리게 된 것입니다. 지난여름, 저는 이 귀한 선물을 아이들에게 제 손으로 직접 전달하기 위해 저희 팀의 모든 수하물 무게를 전도지로만 채워 총 5,000권을 들고 기니비사우로 들어갔습니다.
3. 마체테(큰 칼)를 든 강도들과의 맞섬, 그리고 영적 전쟁
선교의 시작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기니비사우에 도착한 첫날 밤, 숙소로 짐을 옮기던 중 큰 칼(마체테)을 든 4인조 강도가 들이닥쳤습니다. 그들은 짐을 빼앗기 위해 팀원들을 때리며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칼등으로 치긴 했지만, 순식간에 한 팀원은 손에, 다른 팀원은 머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이제 모두 죽는구나’ 싶었던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사력을 다해 강도들을 밀어내고 숙소 안에 주저앉아 남은 짐을 확인했습니다. 가벼운 개인 짐 몇 개는 빼앗겼지만, 신기하게도 그 무거웠던 ‘좋은소식’ 전도지 박스만큼은 단 하나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무서웠고, 한동안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랄 만큼 트라우마가 남았지만 저희는 깨달았습니다. ‘이 좋은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사탄이 이토록 싫어하는구나. 반대로 하나님은 이 일을 얼마나 기뻐하고 계시는가!’
다시 만난 모하메드와 세코, 몰라는 저희가 당한 일에 자신들이 당한 것처럼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완성된 만화 전도지를 보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에 저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4. “너희가 작년에 결혼한 그 한국인들이구나!”
저희 팀은 이후 약 50일 동안 기니비사우의 13개 지역과 마을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 6년간 교제해 온 모하메드, 세코, 몰라가 있는 남쪽 마을을 돌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제가 그린 아프리카 버전 만화의 모델이 바로 모하메드, 세코, 몰라 등 현지 우리 학생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전도지 속에서 자기들의 얼굴을 발견한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기뻐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믿음을 가질 수 있게 기도해달라”고 고백하던 또 한 명의 학생이 마침내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적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예수님 이름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고 기도를 거부하던 무슬림 어른들까지도, 자기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 만화책을 보며 마음을 열고 기쁘게 전도지를 받아 갔습니다.
한번은 처음 가보는 낯선 마을에 도착했는데, 전도지와 제 얼굴을 번갈아 보던 주민들이 저를 알아보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전도지 뒤편에 그려진 저와 제 아내의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너희 작년에 여기서 결혼식 올렸던 그 한국인 부부구나! 나도 그때 결혼식 가서 같이 춤췄어! 아내는 어디 가고 혼자 왔어?”
아내가 임신 중이라 오지 못했다고 하니 모스크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까지 큰 소리로 불러 모았습니다. “얘들아! 작년에 여기서 결혼한 그 외국인 부부래!” 이 한마디에 이슬람 사원에 있던 사람들까지 우르르 몰려나와 기쁘게 복음 전도지를 받아 갔습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5. 가라시면 가리라, 더 넓은 땅을 향한 복음의 비전
한국에 돌아와 아내에게 현장의 감동과 강도 사건의 위험했던 순간을 모두 나누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아내는, 제가 평소 사람들에게 자주 하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습니다. “여보, 한국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죽을 수 있어. 죽을까 봐 두려워서 사명을 멈추는 건 아니잖아. 주님이 가라시면 가는 거지.”
그렇습니다. 수년 동안 복음을 부정하고 믿지 않겠다고 버티던 아이들이 이번 여정을 통해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중 한 아이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들을 통해 저희가 주님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저희를 통해 우리 마을 사람들이 주님을 알고 온 마을이 변하게 될 거예요.”
저희 부부는 이제 그 위대한 주님의 일을 직접 보러 가려고 합니다. 내년 3월, 오늘 출항한 컨테이너가 기니비사우에 도착하는 일정에 맞춰 아내와 함께 현지로 들어갑니다. 함께 꿈꿨던 만큼, 그 땅에 가득 찬 좋은 소식을 마음껏 나누고 오겠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이제 ‘좋은소식’ 전도지는 불어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여러 종족어로 번역되어 아프리카 전역으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또한 남미, 유럽 등 전 세계 모든 민족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백인, 황인 등 다양한 민족의 얼굴이 담긴 ‘국제 버전 좋은소식’도 기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소식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전하는 일.
이 귀한 복음의 여정에 여러분도 기도로, 응원으로 끝까지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