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중에 대부분은 제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 여겼기에 꿈꾸기도 했지만 또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었습니다. 음악에 관련해서는 특히 그랬습니다. 어릴 적 7년 넘게 피아노를 배웠지만 노력을 해도 음감은 익혀지지 않았고 결국 그만두고 나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악보조차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게 음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속에는 언젠가 제 목소리가 들어간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함께하는 공동체 친구들과 파트를 나눠 아주 짧게나마 제 목소리가 들어간 노래를 녹음했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에게는 미안할 정도로 저에게만 더 많은 녹음 시간이 할애되어야 했지만 함께하는 친구들은 격려하고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에는 기계를 만지는 친구를 통해 목소리도 잡아주게 될 것입니다.
어릴 적 나만의 취미로만 사용하던 나의 재능들이 요즘에서야 제대로 사용돼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고 싶고 꿈꿨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저만의 재능이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격려의 한 마디부터 많은 도움, 아니, 함께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은 묻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 재능이 뭘까? 내 재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다시 태어난 그리스도인이라고 믿는다면 나는 개인이라 아니라 우리라는 한 몸입니다. 질문을 바꿔봅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나보다 둘, 둘보다는 셋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라 생각될 수 있으나 많은 개개인이 아니라 우리는 거대한 하나입니다. 그래서 교회나 공동체 안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가 보다 그리스도로 하나가 되었는가가 그렇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개개인으로 창조되었지만 예수님을 머리로 둔 하나의 몸입니다.
이 시대가 아무리 개인주의와 세대의 분열을 조장하더라도 우리는 말씀의 정신을 가지고 이 시대를 살아야 합니다. 말씀은 우리라는 하나로써 머리 되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사탄의 계략으로 한 몸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비된듯한 몸을 깨워야 하고 근육도 키워야 하겠지만 그렇게 ‘나’라는 개인에서 예수님의 몸으로써의 ‘개인’으로 변화됐음을 믿는다면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노래를 잘 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진실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격려 또한 진실함을 알기에 저는 더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이제 주님께 물어봅니다. 우리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무엇을 같이 해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