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가 없냐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의 이 대사는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여러 유행어를 만들어낸 영화이지만 이 대사만큼은 이 영화가 ‘재미’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경찰이라면 가져야 할 자세, 마음가짐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됐다. 나는 이 대사가 평소에도 자주 떠오른다.
사실 ‘가오’라는 단어가 우리 생활에 남아있는 일본어 잔재인 것과 쓰는 쓰임새를 생각해서도 좋아하지 않아 쓰지 않는 단어였다. 아무것도 없는데 겉멋만 든 사람들이 쓰는 단어, 쓸데없는 자존심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위 ‘가오를 잡는’ 사람을 보면 우스워 보일 때도 많았다.
그러나 영화에서 황정민이 말하는 ‘가오’는 경찰이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의미한다. 일본어 잔재라는 편견 없이 ‘가오’라는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면 가오의 본래 뜻은 '얼굴', 무언가를 대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면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체면’은 남을 대하기에 떳떳한 얼굴이나 도리를 말하고 ‘도리’는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길을 말한다. 이따금씩 교회 안팎에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 생각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오가 있어야 한다
돈이 없어도 경찰이라면 경찰다운 모습이 없냐는 주인공의 말처럼 그리스도인도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오, 얼굴이 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라는 얼굴을 대표해야 한다
경찰로서의 '가오'라는 것이 그 '사람'이 자신의 얼굴이 아닌 경찰의 의미와 세워진 정신을 두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 또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예수의 얼굴, 그리고 우리가 그의 피로 다시 태어난 사람, 용서와 사랑 그리고 진정한 정의를 따른다는 입장에서 마땅히 세상을 살아야 한다. 세상을 이기신 분의 자녀로서 체면이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잘못한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하고 사랑하지 못할 때 그런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할 줄 알아야 하고 "사랑이신 하나님이라면?" 라는 질문으로 돌아가 다시 세상에 앞에 그 정신과 마음을 가지고 굳게 서야 한다. 내가 아니라 내가 속한 예수, 내가 믿는 이 진리로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정말이지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가오’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연약한 나를 정직하게 인정하면서 하나님의 하나님됨, 하나님의 정의를 믿고 당당히 서야 한다. Who Am I 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나로 인함이 아닌 주가 행하신 일, 나의 행함이 아닌 오직 주라는 존재로 인해 우리의 체면, 우리의 떳떳함을 드러내는 삶을 살자.
오늘 나의 얼굴은 누구의 얼굴을 대표하는가. 나의 말과 행동, 나의 삶은 누구를 보이는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씨름하고, 오늘도 열심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자.
Not because of who I am, but because of what You've done.
Not because of what i've done, but because of who You a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