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
아프리카 기니비사우의 가부라는 도시는 한때 공항이었던 자리에 활주로만이 뜬금없이 남아있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옥수수나 자신들의 음식을 팔기도 하고 운동도 합니다. 우리도 그곳에 머무는 동안 매일같이 활주로를 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던 제게는 활주가 너무나도 광활하게 느껴졌고 처음 며칠은 반도 뛰지 못하고 멈추어 걸었습니다. 함께 했던 동생은 한국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던 친구였기에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빠르고 더 오래 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서나가지 않고 속도를 늦추어 제 발에 맞춰 뛰어주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하늘과 멀어 보였던 활주로의 끝을 번갈아 응시하며 뛰다가 어느 날 옆에 있는 동생의 모습이 마치 인생 가운데 나와 함께 뛰고 걸어주시는 예수님과 비슷하다는 것을 묵상하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매번 어느 지점에서 멈추는 것을 안 동생은 어느 날부터는 조금씩 앞서 뛰어나가고 제가 가까이 오면 다시 함께 뛰다가 조금씩 또 앞서갔다가 기다렸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그 모습에 조금이라도 따라가려고 힘을 내면 너무 숨이 차 힘들었지만 그 반복됨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멈추는 지점이 점점 달라졌습니다. 더 오래 그리고 빠르게 뛰어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마치 장거리 경주를 하는 마라톤 선수들이 너무 빨리 달려 금세 지치지 않게끔 속도 훈련을 돕는 페이스메이커처럼 동생은 이 활주로를 끝까지 달릴 수 있게 저를 훈련을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또 예수님의 마음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지쳐있을 때 느리고 약한 내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예수님은 내 발걸음에 맞춰 걸어주시며 동행해주시지만 거기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경주를 더 강하게 더 멀리 그리고 아프리카의 예쁜 하늘처럼 계획하신 모든 것을 잘 즐길 수 있기를 바라신다는 매일같이 느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바로 옆에서 호흡하시며 동행하십니다. 그리고 더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시는 마음으로 내게 딱 맞는 방법으로 앞서 나아가십니다. 힘들게 느껴지지만 그 계획은 나에게 좋은 것입니다. 힘들기를 원하시는 게 아니니까요. 오늘은 힘들지만 곧 그 지점을 쉽게 뛰어넘게 될 것입니다.
- 여러분에게는 신앙의 페이스메이커가 있나요?
- 벅차게 느껴지는 오늘 이 지점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예수님, 제가 뛰는 모든 순간에 연약한 내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뛰어주시는 누구보다 강하신 주님을 보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