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절이라도
어떤 노래를 즐겨 듣나요?
저는 요즘 영어 노래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원래도 외국 밴드들과 음악들을 좋아하지만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노래로 수업을 하다 보니 더 많이 찾아 듣게 됩니다. 영어 공부를 위해 긴 영화를 반복해서 보기란 시간적으로나 대사의 양으로도 어려운데 노래는 짧고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자연스레 귀와 입에 흥얼거리게 되다 보니 영어와 친해지기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카페나 걸어 다니면서 들리는 멜로디가 좋은 음악들을 저장을 해두고 책상 앞에 앉아 수업자료용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가수의 인터뷰를 보고 가사를 번역하면서 해석과 의역을 따로 달아두는데 노래가 만들어진 때에 그 나라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 담겨 있어 공부하고 가르쳐주기에 좋다고 생각하다가도 Ctrl+A를 눌러 전체 선택을 하고 문서를 날려버립니다.
멜로디가 아무리 좋고 가사가 아무리 좋게 가다가도 가사에 욕이 나와 버리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대놓고 말하기도 하지만 해석을 해보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의미가 단 한 절이라도 나오면 그 노래는 탈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어 노래 수업은 해석이나 번역보다도 노래를 고르는 것에서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요즘 유명한 어떤 곡을 왜 안 가르쳐주는지 묻지만 그 유명한 곡들의 가사들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너무 좋은 곡들을 만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에도 좋고 가사의 안에 담긴 의미가 너무 좋아서 설명하다 보면 단순히 영어 수업이 아닌 시간이 됩니다. 어떨 때는 별 의미 없는 가사에서 가지를 뻗어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게 아이들과의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평소 즐겨듣는 좋아하는 곡들을 소개하며 가르쳤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니 내가 듣는 것에 더 신경 쓰게 됐고 가사를 살피며 내가 즐겨 듣는 음악 리스트의 곡들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좋은 음악을 찾고 수업자료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아이들과 나눌 즐거움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싱긋 웃게 됩니다. 그런 즐거움이 있습니다.
내 삶의 한 절이라도 하나님을 닮은 부분이 없다면 버려버리고 싶은 게 내 마음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버리려고 한다면 나는 내 문서 날리듯 다 날아가야 함을 봅니다. 그래서 '단 한 절이라도'라고 노래하지만 결국 그렇게 나를 삭제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계속해서 내가 써온 가사들을 다 새하얗게 잊었다고 하시며 다시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러면 나는 예전의 삶의 패턴을 조금씩 바꿔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하며 만들어가는 내 삶의 이야기가 즐겁습니다.
시간에 갇혀계시지도 않는 하나님에게 우리의 이 짧은 인생은 어쩌면 영화보다는 노래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내가 준비해 간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또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나의 인생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다면 나의 한 절 한 절은 어떠할까. 하나님은 나의 노래를 즐겨 들으실까요?
나에게 가장 맞는 멜로디를 만들어주시고 내가 만들어가는 가사에 하나님의 손길과 목소리가 더해집니다. 천국에서 올려드릴 나의 노래는 어떻게 반복될지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지워야 할 것을 지우고 고민하며 적어나가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