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왕, 두려워 말고 경외하라
마블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에서 5개 부문 노미네이트되고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블랙팬서는 시각적인 볼거리와 인종차별 문제로 시끄러웠던 할리우드에서 흑인들이 주를 이루고 함께 전체적인 내용 측면에서도 이제는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히어로 이야기를 통해 전통과 문화, 개방 등을 다루며 작품성 또한 좋은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이번 시상식에서도 언급되었고 아마 영화를 보고 나면 모두가 떠올릴 대사, “와칸다 포에버”라는 말일 것입니다. 저 또한 영화를 보며 와칸다 라는 나라의 국민들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이 대사가 참 좋았지만 제게는 두 번의 관람을 하며 제 귀와 마음에 꽂힌 대사가 있었습니다. “My King”, 블랙팬서의 부하 오코예의 말입니다.
여전사 오코예는 영화의 주인공이자 블랙팬서라는 전사 그리고 와칸다의 왕인 티찰라를 부를 때마다 여러 감정을 담아 my king이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저는 움찔움찔 놀랐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사람으로서 왕을 대하는 존경, 전사로서 리더를 향한 태도, 신뢰하고 아끼는 친구로서의 친밀함이 모두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담았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왕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왕을 왕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의 왕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왕이라는 인식 자체를 못하는 거나 왕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경우, 우리는 우리의 왕께 지나친 두려움을 가지거나 지나치게 편한 존재로 대하는 잘못된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칭하여 주셨듯이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며 친구이지만 그렇게 칭해주신 분은 세상 어떤 것으로도 감당 못할 위엄의 왕이십니다. 경외할 존재가 아니라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시며 그런 왕께서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사랑으로 백성을 자녀삼고 친구로 칭하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경외하라, 두려워 말라 영어로는 Fear, Fear not, 반대되는 말처럼 보이지만 똑같이 서로의 존재의 의미와 관계를 기억하라라는 말씀입니다.
소설 나니아 연대기 속 하나님을 의미하는 왕, ‘사자 아슬란’에 대해 안전하느냐고 묻는 수잔에게 미스터비버는 이렇게 답합니다. “누가 안전하다고 했어? 당연히 안전하지 않지. 그러나 그는 좋은 분이야. 그가 왕이야 (He is the King, 다른 왕은 없어)”
우리는 이 왕을 모시며 이 왕이 다스리는 왕국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예수님을 만났면 품속에 푹 안기고 싶다는 말과 바울이나 베드로 등 믿음의 거장들에게 묻고 싶었던 것을 질문하고 싶다고도 하지만 영광의 첫 순간, 그들 앞에, 우리의 왕 앞에 웃기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엎드려지는 게 먼저고 안아주시는 게 다음일 것입니다.
어쨌든 그런 거인들과 함께하는 왕국에서 영원한 안전과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날까지 와칸다 포에버를 외치듯 우리에게 외치게 하신 것을 외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