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산 같아서?
작년 여름 필리핀 바세코에 함께 갔던 동생에게 여행의 끝 무렵쯤 "이번 여행 동안 만난 하나님은 어떤 분이셨어?"라고 물었다.
동생은 사랑의 하나님을 만났다고 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 교회 청년들이 와서 자신을 놀아줬던 것처럼 자신이 바세코 아이들과 놀며 느낀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었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아프리카로 향하기 전 조부모님께 인사드리러 부산에 내려갔다. 그리고 부산에 내려간 김에 필리핀에서 함께 했던 이 동생을 딱 한 달 만에 만났다. 함께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가 물었다. "요즘은 어떤 하나님을 만나?"
그러자 동생은 내 얼굴을 보며 잠깐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형이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똑같은 것 같아. 그때 만난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인 것 같아. 그냥 열심히 살다가 잠깐 멈춰서 바라보면 여전히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사랑의 하나님?"
'주님은 산 같아서'라는 찬양이 있다. 그 찬양 가사에는 "여전히 그곳에 있네"라는 말이 있다. 이거 때문일까? 그 동생 말고도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느낌으로 주님을 산이라는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동생에게 그건 하나님을 만나고 있지 않는 거라고 말했다. 네 맘대로 네 자아대로 삶을 살다가 잠깐 주일 같은 날에 교회 가서 하나님 여전히 기다리시고 사랑하시네라고 하는 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아니다. 동네에 있는 큰 산 하나 쳐다보며 여전히 저기 있네? 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성품을 변함없으신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여전히 언제나 나를 위해 기다리시는 분이라며 머리로 알고 있거나 기억하는 사랑의 하나님을 말한다. 산은 어차피 그곳에 항상 있다. 그건 모두에게 똑같다.
하나님의 성품이라고 하면 꼭 나오는 변함없으신 부분을 오해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큰 산이 항상 거기에 서있는 것에서 변함이 없다는 건 우리에게 항상 그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하나님의 변함없으심은 매일 같은 산을 올라도 매일이 다르다고 말하는 등산가들의 말처럼 하나님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보여주시고 새롭게 하시는데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항상 새롭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C.S.루이스의 '개인기도'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기도 응답에 있어서 똑같은 기도 응답은 절대 없다. 크고 크신 하나님은 그 크신 창의력으로 시시하게 똑같은 방법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이해한 대로 풀어쓴 것이지만 똑같은 말이다. 새 노래로 노래하라는 말은 매일 같이 새로운 멜로디의 새로운 노래를 써서 노래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과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매일같이 새롭다는 것에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New라는 개념이 아니라 매일이 더 아름답게 변화되는 것 말이다.
하나님을 마치 산처럼 보는 사람이 많다. 내 삶 멋대로 살면서 잠깐씩 옮겨지지도 않는 산을 쳐다보며 여전히 거기 있다는 것에 안심을 하는 이상한 생각은 절대 신앙생활이 아니다. 산을 오르는 것이다. 매일같이 변하는 산속의 나무들의 색을 보듯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것을 즐기길 원하신다. 우리를 향한 계획이라 말하지만 하나님 자체가 산이고 보여주시는 하나님 자체가 우리를 향한 계획과 우리를 위해 준비된 행복인 것이다.
물론 산을 오르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진심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 신앙, 예수님을 닮아가는 산을 오르는 일은 힘들지만 매일 그렇게도 설레게 되는 일이다. 모두에게 이 산이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우리가 얼마나 더러운지 이 산을 오르는 것이 금해졌었지만 우리 모두는 산을 오르게끔 허락되었다. 얼마나 '신성한 산'인지 감히 내가 오를 수 있을까라고 하지만 이 산의 주인이 보내주신 분이 함께 걸어주신다. 그리고 함께 올라가는 지체들이 있다.
여전히 그곳에 계신 하나님으로 하나님을 변함없다고 하지 말자.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어나더레벨로 이끄시는 데서 변함이 없으시다.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성품이란 말인가. 매일같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오늘 당신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나. 오늘 당신은 어떤 하나님을 만나고 있는가.
